#20 September, 2015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 좀 할까하고 15번 버스를 타고 트라팔가 광장으로 갔다. 종이 사전도 사야해서 중심가에 있는 큰 서점으로 가서 3.55파운드에 옥스포드 핸드 사전을 득템하였다. 카페는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안잡혀서 (중심가가 관광지라 사람들로 넘쳐나기 때문) 돌아다니다가 보이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콘센트 자리를 차지해 노트북을 켜고 책을 폈다. 그러나 4G도 안터지고 와이파이도 안터지는건 왜죠..? 답답해서 죽을뻔... 가족, 집, 친구들, 음식 그리고 인터넷 연결상태 한국이 엄청 그리운 것들 이랄까...
카페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있는데 어떤 백인 남자가 다짜고짜와서 인사를 하는게 아닌가? 나보고 아이리스라면서 나는 당신 모르는데요라고 했더니 자기 누구라며 건너편에 있던 내 가방을 마음대로 치우고 계속 뭐라 시부렁거린다. 난 당신이 아는 그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내 발음이 뭐 같았는지 자꾸 자기 이야기만 하길래.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자 독일에서 왔고 한 달 뒤면 자기 나라로 돌아가고 런던엔 왜 왔냐니깐 인턴쉽하러 왔다고 한다. 이름을 묻자 자기 이름을 알려주는데 지도 이상한지 아이리스가 맞냐고 물으니까 나 그 여자 아니라고 하니깐 당황잼. 그리고 이어서 아이리스로 추정되는 아시아 여자가 나타났는데 나처럼 동북아도 아니고 동남아로 추정되는 여자아이였다. 멍청한 독일인..ㅉㅉ
트라팔가에서 시간 좀 떼우다가 집으로 들어왔는데 역시나 또 샤워할 때 조심해달라는 주인의 신신당부를 듣고 기분이 또 나빠졌다. 어휴 노답일세. 집에 들어가기 싫어질라 그런다. 집주인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인가... 솔직히 음식도 나는 잘 안해먹고 이 정도면 양호한데 욕조에 물기까지 닦으라는건 정말이지 답도 없는 깔끔떪인 것 같다. 스트레쮸 받아.
내일은 한국+스웨덴 혼혈인 벤을 만날 예정이다.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