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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12 January, 2016

by 꽃딱지 2016.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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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January, 2016

 

 

급 저녁 약속이 생긴 날이다. 13일이 조쉬의 생일인데 진영이가 저녁 먹으러 자기가 일하는 한식 레스토랑에 들르라고 했는데 조쉬가 나를 끌여들어서 함께 강제 저녁 약속 소환되었다. 혼자 가기는 싫었던 모양..

조쉬가 퇴근하고 방 밖 복도에서 만나서 7시에 나가기로 하고 준비를 하고 알드게이트 이스트 방향으로 출발하였다. 플랫메이트들과 다같이 행아웃은 한 적은 있어도 조쉬랑 둘이 나가는건 처음이었다. 농담도 섞고 현재 1번방 이태리 게이 커플 방에 무단 투숙하고있는 이태리 여자애도 씹으며 이야기하면서 가니 어느새 진영이 일하는 곳에 도착!

조쉬는 도착하자마자 카운터 앞에서 다 들리게 디스카운트를 연신 외치며 난리도 아니었다. 역시 조쉬다웠다. 뭐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스타터로 진영이 추천해줬던 해물파전, 조쉬는 돼지 수육. 나는 간단하게 비빔밥을 주문했다. 내가 지어준 수많은 별명 중에 조쉬 비어라는 별명 답게 (조쉬의 성은 디어이다.) 조쉬는 아사히 맥주를 시켰다 (ㅋㅋㅋ) 그거 일본거라고 나중에 알려주니까 실망하는 눈치였다. 음식이 도착하자 조쉬는 젓가락질을 마스터 하겠다며 낑낑대며 먹었다. 조쉬가 내 젓가락질을 따라하려고 하는데 사실 내 젓가락질은 스탠다드가 아니고 우리 엄마 방식이라서 남들과 많이 다르다. 오히려 따라하기가 더 힘들다고나 해야하나.. 난 나중에 내 나이에게 젓가락질 못알려줄 것 같아.. 또르륵.. 아무튼 조쉬 나름대로의 젓가락질 사용법을 익혔고 그 기념으로 사진도 찍어주고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결제를 할 때 서로 돈을 내겠다고 난리였는데 진영이가 선결제 해버렸다고 해서 둘이 당황잼. 조쉬는 감동 받은 눈치였다. 우리집 이탈리안들 꺼지라며 코리안이 최고라고 하였다. 

식당에서 나오니 그냥 집에 가기는 아쉬워서 둘이 근처 펍에 가서 맥주와 사이더를 한 잔 씩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평일이라 사람도 적고 분위기도 좋았다. 조쉬는 잉글랜드가 마음에 드냐면서 마음에 들면 잉글리쉬 가이랑 결혼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하였는데 좋은 남자 만나는게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이 사람아! 사실상 내 나이가 한 살씩 먹어갈 수록 재는 것과 따지는 것도 많아져서 어릴 때 외관적인 면만 보고 사귀었던 때랑은 다르니깐 연애를 시작한다는 것이 제일 힘들다. 그렇다고 외면을 안보는 것도 또 아니라서 더 더 어렵다. 조쉬는 한글을 정말 배우고 싶다고 영국인들은 다른 언어를 배우는데 참 게으른데 자기는 배우는 걸 좋아하고 나중에 여유가 되면 여기저기 여행을 하고싶어서 마음만 열심히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런 저런 미래 이야기와 언제까지 지금 플랫에서 살 것인지 말을 나누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뭔가 또 아쉬웠는지 조쉬와 마트에 들러서 맥주를 사갖고 주방에서 3차로 맥주와 초콜렛을 먹었다. 노래들으면서 수다를 떨다가 조쉬가 나이를 먹기 싫다고 해서 너 피터팬이냐고, 조쉬 팬? 이라고 하니깐 새로운 별명에 또 신이 났는지 주방에 있는 후라이팬을 들고선 자기 지금 조쉬팬이라고 사진 찍으라고 해서 나온 결과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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