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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 4-5, 7 March, 2017

by 꽃딱지 2017.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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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March, 2017

 

아침에 다니엘이 스위트 칠리 누들을 해줬다. 내가 좀 거들어주긴 했지만 거의 준비한거는 다니엘이었다. 하하.. 아침을 먹고 오늘은 라라랜드를 함께 보러가기로해서 퇴근 후에 병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났다. 다니엘이 18일에는 베를린으로 대학교 친구들이랑 여행을 가기로해서 이번주 지나고 다음주에 다니엘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부모님한테도 이미 다 말해놨대서 갑작스럽게 다니엘네 부모님과 여동생을 보러 가게 되었다. 두둥!

바로 버스가 와서 함께 타고 영화관까지 함께 걸어갔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 캠브릿지 센터 밤거리를 누군가와 걷는게 처음이라 그런지 느낌이 엄청 좋았다. 런던과 에딘버러에서는 내 또래의 사람들이나 썸타는 남자들이 있어서 그런적은 있었는데 캠브릿지에서는 정말 없어서 밤에 나갈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쉽게 잊혀지질 않을 기억이 될 것 같다.

크리스마스 때 멜로디와 함께 영화를 봤던 Vue라는 영화관이었는데 의자가 상당히 편하다. 거의 누워서 보는 수준. 다니엘이 좋아한다는 슬러시를 사들고 라라랜드를 봤다. 개꿀잼.. 노래도 내용도 다 마음에 들었다. 해피엔딩이지만 주인공들이 함께 하지 않아서 뭔가 마음 한 켠이 좀 안좋긴 했지만 둘 다 즐겁게 만족하고 보고 나와서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둘이 아무도 없는 밤거리에서 탭댄스 추고 같이 춤도 추고 난리 난리를 피웠다.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둘이 피곤해서 뻗어버렸다.

 

#03 March, 2017

 

신나는 금요일! 내가 예전부터 연차를 써놨던거라서 다니엘도 함께 연차를 썼다. 고로 둘의 금요일 데이트! 시티센터로 나가기로해서 전 날인 목요일 밤은 내 방에 가서 잤다. 휴가 이후로 영국에 와서 처음으로 내 방에서 밤을 지낸 것. 허허.. 막상 집에가니까 할게 드럽게 많았다. 밀린 일기 쓰려다가 피곤해서 결국 잠들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열심히 준비하고 다니엘을 만나서 함께 시티센터로 갔다. 다음 주에 다니엘네 본가에 방문할 예정이라 다니엘의 여동생이 좋아하는게 뭐냐고 묻고 선물을 샀다. 미처 여동생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던 것.. 하하

다니엘이 영국식 스윗샵에서 본인이 좋아하는거랑 내가 먹고싶은거 골라서 사주고 호텔 쇼콜라에서도 내가 먹고싶은거 사주었다.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저녁에 영화를 보기 전에 세인즈버리에 가서 푸드 쇼핑 좀 하고 병원에 도착했는데 뒤에서 누가 채윤하고 부르는 것. 알고보니 나랑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물루였다. 물루는 1월 달에 다니엘을 병원 지하에서 물로 대학교 동창인 필립이랑 셋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때 물루가 나한테 다니엘이랑 무슨 사이냐 애는 괜찮냐고 물었을 때 내가 극도로 엄청 싫어했었다. 그 때만해도 다니엘이랑 그냥 알고지내는 영국인 친구로만 생각했지 사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어서.. 심지어 이 에피소드는 내가 너무 극도로 꺼려했어서 일기에도 쓰지 않았다. 그 때는 왜 다니엘이 물루랑 필립이 이야기하는데 껴서 내 얘기를 했는지 되게 짜증났었는데.. 허허.. 한국 휴가 이후로 부서 사람들이 홍콩에 있는 썸남보러 홍콩에 갔니? 라고 물어서 나 사실 영국인 남친이 생겼다고 여기저기 밝히는 수밖에 없는 바람에 물루에게도 자연스럽게 나 다니엘이랑 사귀게 되었다고 말했다. 물루는 내 그럴 줄 알았어라는 표정이었다. 딱 봐도 다니엘이 되게 순해보이고 착해보여서 사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나보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물루랑 다니엘은 이미 구면이라서 둘이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잠깐 나누고 다시 짐을 부랴부랴 들고 집에 가서 음식을 정리했다.

음식을 정리하고 다니엘 방으로 돌아와서 함께 게임을 잠깐 하다가 새롭게 개봉한 로건을 보러 The light로 걸어갔다. 영화를 보는데 공교롭게도 앞에 중국인 여자 4명. 다니엘 옆에 중국인인지 아무튼 동양인 여자 1명이 되게 극장 매너가 똥이라서 내가 더 민망해질 정도였다. 중국인 여자애들은 영화보는데 대화를 너무 크게해서 옆에 영국인 남자가 '쉬!!쉬!!' 신경질적으로 할 정도였고 다니엘 옆 여자는 자꾸 휴대폰을 봐서 다니엘이 제발 영화볼 때 영화에 집중 좀 하자고 말을 꺼낼 정도였다. 내가 다 민망.. 재미있게 영화를 보고 영화관 근처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시켜먹고 집에 와서 함께 게임하고 영화보다가 잠들었다.

 

#04-05 March, 2017

 

다니엘은 정오에 하키를 하러가고 나는 집안 일 좀 해야해서 잠깐 헤어졌다. 나는 밀린 빨래와 방 정리 및 다니엘이 하키 끝나고 함께 먹을 바게트 샌드위치를 준비하고 다니엘이 끝나고 만나서 함께 바게트 먹고 게임하고 영화보고 함께 밥만들어 먹고 치우고 하루 종일 함께 주말동안 뒹굴뒹굴 거렸다.

 

#07 March, 2017

다니엘은 저녁으로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고 그 외에 과일이나 과자같은 걸로 떼우는 반면, 나는 저녁도 든든하게 먹어야지 되는 타입이라.. 하도 다니엘이 준비해준 아침 점심 먹기가 민망해서 다음 날 점심은 내가 만든 걸로 먹자고 했다. 그래서 어젯 밤, 오랜만에 내 방으로 돌아갔다. 다니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떨어져서 지내려니까 갑자기 어색하고 그립다고.. 하지만 혼자서 지낼 시간도 각자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게 부부던 커플이던간에.. 아무튼 나는 어제 퇴근 길에 새우를 사들고 들어가서 미리 쌀밥을 지어놨다. 아침에 일어나서 계란, 스위트콘, 새우와 굴소스를 넣은 볶음밥을 하고 내가 먹을 바게뜨 샌드위치 만들어 놓고 점심 들고 다니엘네로 가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다니엘과 지내다보니 영국인들과 엮일 일들이 점점 생기는데 예를 들어 다니엘의 직장 동료이자 하우스 메이트인 애슐리. 스코틀랜드에서 온 애슐리는 발음이 전형적인 스코티쉬도 아니고 부드러운 타입인데도 나는 왜케 그들의 대화를 잘 못알아듣겠는건지. 뭐 보통 다니엘과 애슐리가 말하는 주제는 본인들이 일하는 부서에 대한 내용이라서 못알아듣는 것도 있지만 가끔 애슈리가 나한테 말하면 뭐라고 말해야할지 참.. 조만간 애슐리 남친이 글라스고에서 캠브릿지로 와서 함께 나중에 술도 먹고 클러빙도 하자는데 그 때는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할지 난감하다. 이런 고민을 함께 일하는 부서사람들한테 이야기했더니이런 경우에는 3개월만 지나도 너는 거의 네이티브들 말 알아듣고 영어 수준도 엄청 올라갈 것이라고 고맙게도 큰 용기를 주었다. 막상 다니엘의 친구 커플이랑 함께 통화하면서 오버워치도 했는데 절반은 대화의 흐름을 못잡겠는거지. 2016년 새해 파티 때 조쉬와 조쉬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시시껄렁한 대화가 위주였고 게임을 하면서 밤을 지샜기 때문에 대화에 큰 무리도 없었는데.. 이번엔 한 친구의 외국인 여자친구로써 대화를 끼려니깐 참 네이티브의 대화를 못따라가겠는 것이다. 영국에 온지 1년 6개월에 다시 찾아온 또 다른 큰 언어장벽이랄까.. 다니엘이랑 이런 이야기를 좀 나누고 도움을 좀 받아야할 것 같다. 예전에도 아이엘츠 준비할 적에 도움 주고 싶다고 했었으니.. 이번 주말에는 어떻게 다니엘의 가족을 마주해야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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