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November, 2015
알바를 끝내고 집에 들러서 새 집으로 옮길 것들 몇몇개 미리 옮겨놓고 라디에이터 걸이랑 채망을 사서 갔다. 그러다가 티비와 방석을 구매하기 위해 진영이와 홀본에 있는 어학원 앞에서 만나서 역시 너의 사랑 나의 사랑 프라이마크로 고고싱. 쿠션과 깨알같이 악세사리를 사고 첫월급도 나왔겠다 저녁밥을 사주고 카페에서 수다떨다가 집에 들어왔다. 티비를 사려고했으나 귀차니즘과 더 큰 사이즈를 원하기도 해서 보류해놨었는데 집에 가서 휴대폰을 보니깐 다른 TV판매자분에게 연락이 와있었다. 40인치 TV를 100파운드에 가져가라고 하는데 완전 개이득! 하지만 내가 알바하는 시간에 가능하다고 해서 진영이에게 부탁했다.
#20 November, 2015
「Please sir, can I have some more?」
「MOOOOOOOOOOOOOORE!!!???!」
알바가 끝나고 진영이가 TV를 대신 사줬고 결국 우버같은 것을 불러서 기사님이 도와주셨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집에 40인치 TV가 생긴 것이다. 알고보니 블루레이 플레이어도 필요없어서 그냥 덤으로 주셨는데.. 완전 혜자 아니신가요? 100파운드에 40인치 TV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라니.. 원래 집으로 와서 점심먹고 씻고 좀 자고 빨래 돌릴 것 돌리고 하다보니 어느덧 저녁 4시 5시. 오늘은 조쉬가 재즈 페스티발에 가자고 했던 날이라 준비를 하고 새로운 집으로 가서 플로란트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출발하기 전에 저녁을 대충 먹으려고 했는데 플로란트가 와서 급작스럽게 조쉬방에 가서 조쉬를 부르고 준비를 하고 The Garage라는 동런던에 있는 나이트 클럽으로 갔다. 조쉬의 깨방정과 장난을 맞받아치며 즐겁게 가서 도착하니 Perhaps Contraption이라는 밴드의 공연을 하고 있었다. 노래를 들으며 술을 가져와서 좋은 자리에 잡고보니 오늘의 메인 밴드인 Moon Hooch의 공연이 준비되고있었다. 정말 생각 그 이상으로 너무 좋은 공연이었다. Moon Hooch의 에너지와 열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무대였는데. 완전 즐겁게 춤추고 소리도 지르고 런던에서의 첫 gig이 완전 대성공이었다. 영국 네이티브인 조쉬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공연이었다. 게다가 공연장 안에 동양인 비율은 현저히 낮았다. Moon Hooch 공연을 보는 도중에 운좋게도 Perhaps Contraption의 보컬이었던 남자분과 사진도 찍고 스티커도 받았다. 딱봐도 나 뮤지션이야 처럼 생겼다.
10시 좀 안되서 끝난 공연. 집으로 가면서 테스코에 들러서 플로란트가 파스타를 해주고 우리는 라면과 인도커리를 사고 조쉬는 진을 제공하기로 하고 주방에서 부산떨며 음식을 준비했다. 플로란트의 파스타는 보기와 다르게 완전 존맛.. 면도 쫄깃하고 어쩜 그렇게 맛있어요..? 플로란트의 앞치마 안 쪽에는 친한 친구들의 사인과 메세지가 적혀있었는데 요리를 하는 걸 좋아하나 싶다. 매번 거창하게 요리해서 먹던데.. 요섹남 플로란트. 조쉬가 라면을 더 먹겠다고 가져가는데 내가 Morreee?? 라고 내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따고 내 말투 따라하면서 난리도 아니었다. 올리버 트위스트의 장면 같다고 유투브로 보여주고 따라하고 깝죽거리는게 너무 웃겨서 사진 좀 찍자고 해서 찍은 사진이 저 마지막 2개의 사진. 조쉬때문에 요새 엄청 웃는다.
음식을 다 먹고 조쉬가 알려준 카드게임을 했는데 플로란트가 연속 2번으로 말도 안되게 이겨서 소리도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플로란트가 알려준 게임은 포커카드로 숫자 맞추는 게임인데 술을 엄청나게 먹는 게임이었다. 역시 게임은 모든 나라가 같나봐.. 술을 먹게하는 게임이라니. 수다떨고 하다보니 2시가 되서 잠을 청하러 갔는데 조쉬랑 플로란트는 졸리지도 않는지 계속 주방에 남아있었다.
#21 Novermber, 2015
어제 리모컨을 받지 못해서 오늘 받으러 킹스 크로스역으로 갔다. 그 근처에 있는 대영도서관이 있는데 거기에 판매자 언니께서 공부를 하고 계시다고 했다. 때마침 앨리스 150주년을 맞이하여 대영도서관에서 앨리스와 관련된 책 모두를 전시도 하고 굿즈도 팔아서 구경도 함께 하였다. 언니네 맨션도 구경하고 언니께서 M&S 앙고라 반팔티를 주셨는데 나랑 너무 잘어울려서.. 감사합니다.. 감샤합니다! 언니가 아는 남자분이 삼성 페이의 개발부에 일하시고 계신데 출장을 런던으로 왔다고 함께 저녁 먹자고 했는데 그 남자분의 친척동생이 삼성 TV 디자이너팀에 있는데 그 분도 역시 후배들과 출장나왔다고 해서 다같이 밥을 먹었다. 이태리 음식점에서 진짜 거짓말 안하고 맘껏 시켜 먹고 가격은 내 일주일치 방값보다도 더 많이 나왔는데 시원시원하게 삼성페이로 결제! 2차로 펍가서 수다를 떨었는데 거기서도 피시앤칩스를 사주셨다. 정말 혜자.. 역시 대기업 사원bb 이 분들도 역시 내가 평소에 만나보지 못했던 분야의 사람들이라 그런지 너무 느낌도 새로웠고 생각하는 관점도 내 주변 사람들과도 다르고 신기하였다. 우리나라에 산업디자이너든 패션디자이너든 디자인 관련된 직종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널렸는데 이 사람들은 그 들어가기 힘들다는 삼성에 들어가서 엘리트들도 들어가서도 너무 압박된 환경을 버티지 못해서 그냥 나온다는데, 이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선발되서 출장온 사람들이었다. 존멋... 삼성 TV를 런던에서 구매하다가 삼성 TV 디자인 하는 분들과 함께 밥을 먹고 알게 된 것도 참 신기한 인연이지 않은가.
#22 Novermber, 2015
아, 요새 런던 너무 추운 것 같다. 어제가 제일 추웠고 오늘도 여전히 춥긴 추웠다. 치마 못입겠어.. 하지만 이래적으로 해가 쨍쨍하게 비춰서 밖으로 나가기로 결정. 진영이가 제너레이터 숙소에 머물 때 친구하게 된 호주남자애와 함께 브릭레인 마켓을 구경하기로 했다. 다행히 호주친구도 마켓을 구경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인도해주었다. 생긴건 올드해보이고 되게 터프할 것 처럼 생겼는데 생각보다 너무 순하고 조용하고 착하기까지 하다. 반전남의 매력. 지켜보고있자니 귀여웠다. 진영이랑 나랑 계속 귀엽다고 난리. 호주에서 요리사였다고 한다. 파스타나 리조또를 하는데 리조또가 가장 자신있는 음식이라고.. 브릭레인에서 펄 악세사리가 가장 마음에 들어서 20파운드의 3종세트를 사고 캐시미어 가오리 상의가 마음에 들어서 그것도 26파운드에 큰 맘 먹고 구매. 코트랑 목도리랑 모자를 사야하는데.. 안습. 카페를 가서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떨다가 (거의 호주에 관련되서 질문을 많이 하였다) 햄버거 레스토랑가서 햄버거 처묵처묵하고 코벤트 가든을 가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호주친구도 엄청 조금자서 졸리울 것 같고 날씨도 춥고 애플스토어가려고 했는데 이미 시간이 늦어서 문닫을 시간이라서 그냥 집으로 하산했다. 가기 전에 만나서 내가 외국인 친구들에게 주려고 헀던 한국 전통 문양 책갈피를 주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뭔가 너무 착하고 귀여워서 챙겨주고 싶은 스타일이다. 역시 사람이 생긴걸로 판단하면 안되는 것 같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