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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03,04,05,06,07 October, 2016

by 꽃딱지 2016.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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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October, 2016

출근 길에 자전거를 타다가 사람 피하느라고 넘어졌다. 그냥 무릎이 찧여서 살짝 피나는줄 알았더니 병원가서 옷갈아입을 때 보니까 완전 쓸려서 표피가 다 까진 상태였다. ㅂㄷㅂㄷ.. 열받열받. 멍도 심하게 들고 붓기도 엄청 붓고 피도 질질 나서 완전 나 무릎 다쳤어요. 홍보하는 격이 되었다. 여기저기 소문나서 동료들이 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살갑게 잘 대해주셨다.

집에와서 한국에 일했을 때 가져왔던 수술 처지용 밴드가 다 떨어진 것을 알게되었다. ㅂㄷㅂㄷ.. 그만한게 없는데.. 아마 여기서 사려고 하면 엄청 비쌀 것이다. 아쉬운데로 반반 잘라서 직접 밴드를 만들었다. 흉질까봐 너무 걱정된다. 살성이 그닥 좋은 편이 아니라서 상처가 심하게 나면 켈로이드로 되기 때문에.. 안그래도 다른 쪽 무릎에 고등학교 때 넘어졌을 때 생긴 흉터가 남아 있는데.. 괜히 캠브릿지 와서 진짜 흉터만 만들고 가게 생겼네. 빡친다.

<내가 만든 post-op용과 일반 대일밴드의 콜라보레이션>

 

#04 October, 2016

아침에 일어나서 밴드를 더 구매를 하고 비타민C와 오메가3 영양제를 구입했다. 내 상처 회복을 위한 투자..

퇴근하고 나서 이브닝 팀리더들 중에 한 명인 에드문드가 이상한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취한건지 뭔지 시벨 빡치게 갑자기 날 좋아한다고 진지하게 자기 감정을 표출하게 냅두라는 식의 메세지였는데, 내가 너 이해안간다, 그 감정은 잘못된거다 라고 강력하게 보내도 말을 듣지 않아서 내 화를 돋구었다. 화가 더 나는건 이 사람이 유부남에 딸이 두 명이나 있다. 심지어 아내는 내가 일하는 병원의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세상에 이런 병신이 다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심했다. 캡쳐해서 루마니아 동료인 미헬라와 자메이칸 숀에게 보여줬더니 이거 좀 심각하다고 계속 직접거리면 부서장에게 가서 말하라고 했다.

아침까지도 계속 병신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내더니 내가 너랑 이제 말하기 싫다고 하니까 갑자기 태도가 바뀌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 반응을 보고 이 호로자식이 여태까지 날 전혀 repect 하지 않았던게 분명하구나 싶었다. 왜냐하면 자꾸 지가 질척거리면 내가 받아줄 줄 알았나보다. 내가 왜 대머리에 유부남을 받아줘야하는지 모르겠다. 난 젊고 이쁘고 앞으로 미래의 환경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많은 여성인데 내가 왜? 웃기지도 않아서 친구들이랑 온갖 조롱을 했다.

 

#05 October, 2016

아침에 그 전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심지어 잠도 늦게 들었는데 거의 3시간밖에 못잔 채로 일어났다. 일어났더니 정재오빠가 내 아이엘츠 라이팅 에세이 첨삭을 해줘서 아침부터 잠이 다 달아나버렸다.

최근의 자전거 사고로 인하여 무릎이 깨진 뒤, 병원 숙소로 옮겨야겠다는 다짐을 굳히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뷰잉을 하러 조금 일찍 출발 했는데 이번엔 차에 치일뻔 했다. 운전자도 나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주변에 있던 차들도 많이 놀랐다. 들이받은 정도로 심한 사고는 아니고 내 자전거 핸들과 자동차 사이드에 부딪히면서 자전거와 내가 함께 쓰러진 사고여서 나도 그렇고 자전거도 크게 망가지진 않았는데 너무 쇼크를 먹었다. 이런 사고는 머리털 나고 생전 처음이라서.. 내가 이래서 한국에 있을 때 자전거를 배우지 않았다. 게다가 바이커나 도보자를 배려안하는 한국에서는 더더욱. 배려하는 나라에서도 이런 사고를 자전거 타고 다닌지 3주만에 벌어졌는데.. 마음을 추스리고 바로 병원 숙소 부동산에 갔다. 가서 방을 보니까 방도 깔끔하고 어차피 쉐어하는 샤워실, 화장실, 주방은 크던 안크던 어디 집에 있던 간에 그렇게 소셜한 플랏에서 살지 않는 이상은 거의 방에서만 생활하니깐 상관없다. 게다가 병원 직원 숙소면 각자 다른 생활 패턴을 갖고있을 확률이 높기에.. 최대한 빨리 온라인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써달라고해서 병원에 가서 어플리케이션을 완료했다. 입주 날짜는 11월 1일로.. 집주인은 계약서가 미니멈 7개월이기 때문에 너가 계약서를 깨고가는 거니까 다음 플랫메이트를 직접 구해야한다고 했다. 그건 어느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런던에 있을 때 플로란트랑 조쉬가 다음 플랫메이트를 구하는 과정을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할 일들이 많아지게 됐다.

병원에 도착해서 에드문드의 문자 내용들이 이슈화가 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떠벌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 이 사실을 감추려고하는 에드문드가 너무 괘씸해서 미헬라와 내가 조금씩 떠벌려서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되버렸다. 그리고 에드문드가 오늘 쉬는 날인데 갑자기 출근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쪽지도 줬는데 바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병원 내 메일주소로 메일도 보냈는데 보고 그냥 씹어버렸다. 다른 동료들은 이것들이 다 증거가 되니까 갖고있으라고 했다. 더 귀찮게하면 부서장한테 가서 다 꼰지를 예정이다. 이 사건은 너무 심각해서 에드문드가 짤리거나 다른 부서로 옮겨지거나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06 October, 2016

오늘부터 숀의 차를 타고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자전거 타고 무릎팍 까진 나도 안쓰럽고 사실 숀이 2개월 전에 여친이랑 헤어지고 되게 외로워하는 것 같아서 나를 상대로 작업을 치려고 친절하게 해주는 것 같은데.. 이것 또한 부담인 것. 하지만 자전거 타는게 너무 무서워서 그냥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남자 저 남자 직접거리는 것도 짜증나고 영국에 온 뒤로는 매번 직장에서 한두명은 이상한 사람들이 꼬이는 것 같다. 심지어 타로에서는 씹는데도 나중에 씹는다고 뭐라고 하는 문자도 받아서 기가막히지도 않은 상황도 있었다. 참 해외에도 병신들이 참 많다고 느꼈다. 세상은 넓고 정신에 병든 인간들이 많구나 싶다. 아무튼 간에 이번 주는 너무나도 피곤한 것 같다. 사람에 치이고, 차에 치일뻔 하고, 막 한 달 살은 이 집도 정리해야하고.. 폭발 직 전이다.

 

#07 October, 2016

에드문드는 이제 더이상 와서 직접대진 않는다. 내가 거의 개무시하고 정색한 뒤로는 그냥 어쩌다 마주치면 웃으면서 나한테 괜찮냐고 묻는 정도? 그렇게 물어도 나는 그냥 냉랭하게 대할 뿐이다. 뭐 이제 나한텐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니깐. 역겹다. 숀도 너무 착하고 나보다 1살 많은 오빠긴 한데 사실상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거니깐 이것또한 괴롭다. 공식적으로는 싱글이긴해도 이게 참 애매하단 말이지. 내년 2월이 되서 어서 홍콩을 다녀오든가 말든가.. 아오 머리아파. 그냥 답은 내가 업그레이드가 되서 환경을 좋게 만들어 주변에 꼬여드는 남자들의 레벨도 높아져서 내가 마음에 들어서 만나던 말던 결정하는 것. 그게 최선이다. 나도 앵간치 눈이 참 높은 모양이다. 신기한건 외국에 나와서 만나는 한국 사람들은 흔히 말하자면 스펙들이 높은 편이다. 오늘은 현재 유럽에 출장와 있는 삼성 텔레비전 디자이너 오빠랑 통화를 하게 됐는데, 작년 11월에 우연한 기회로 함께 밥을 먹고 못본지 어언 1년이 다 되가지만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다. 런던에 있다가 프랑크푸르트, 파리, 제네바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다는데 시간이 되면 런던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방을 빼야하는 관계로 볼 수 있을지.. 안되면 그냥 한국에 2월에 들어갈 때 보기로 했다. 이렇게 영국에서 알게된 지인들은 스펙들이 다 후덜덜한데 외국인들은 내가 외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많지도 높지도 않기 때문에 그레이드는 여기와서 알게된 한국인들에 비하면 낮은 편.. 그래서 그런지 여기와서 알게된 오빠들이 영국인, 외국인 남자들보다 더 괜찮고 더 끌리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 연애는 그렇게 달갑지 않은 옵션이다. 아이엘츠와 간호사 시험 준비에 좀 더 힘을 써야할 상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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