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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8, 9 December, 2015

by 꽃딱지 2015.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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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ecember, 2015

 

 

 

퇴근 뒤, 소호 근처를 떠돌다가 (물론 일하는 곳은 소호쪽)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서점에서 책을 읽는데 거의 읽지 못하고 졸다가 영화관으로 출발. 영화관은 피카딜리 근처의 Cineworld 라는 곳이였다. 위치와 시간이 가장 적절해서 선택한 곳. 생각보다 너무 낡아서 놀랐다. 영화관 내부도 무슨 2차대전 때 전시상황을 뉴스처럼 보여주는 그런 영화관처럼 생겼다. 찾아보니깐 1927년에 세워진 Theatre였는데 소유권이 여기저기 바뀌면서 지금의 영화관의 모습을 갖춰졌다고 한다. 호옹... 아무튼 영화관 내부에 들어가니 거의 혼자 보러온 남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영국 여자 두명과 뒤편에 신기하게도 한국여자 두명이 이 영화를 보러왔다. 아마 나처럼 다니엘의 팬이거나 제임스의 팬이라서 보러온게 아닐까 싶었다. 신기한게 날이 갈 수록 귀가 트이는지 점점 더 잘 들리기 시작한다. 플랫에서 카페에서 외국 애들과 대화를 많진 않지만 적게나마 하는게 도움이 된건지는 몰라도 자막없이 정말 볼만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퇴근하고 낮잠을 자지 못해서 완전 뻗어버렸다.

 

#9 December, 2015

요새 정신이 없는지 열쇠를 집에 놓고 나온 것을 나이트 버스를 기다리면서 알게 되었다. 잠그지 않고 나와도 되는 현관문이다 보니 종종 까먹고 안가지고 나가려고 하는데.. 안습. 진영이에게 부탁하고 퇴근해서 엄지 손을 다쳐서 약사는 김에 바디로션과 핸드워시, 가글을 사들고 진영이네 한국 음식점에 갔다. 뭔가 깨알지게 바빠보이는 모습. 열쇠를 받아 열심히 내 물건을 정리하다보니 진영이의 브레이크 타임시간이라 키친에 내려가 간단히 밥을 먹으려는데 1번방 이태리 게이 커플 친구들이 까르보나라를 해주겠다고해서 얻어먹었다. 리얼 이태리 까르보나라는 계란으로 하는거라는데 처음먹어봤는데 존맛.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태리 친구들이 에스프레소 + 설탕을 해주겠다며 마셔봤는데 정말 맛났다. 종종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짜증나게 하지만 정 넘치고 착한 친구들이다. 나랑 비슷한 시간에 일을 하고 비슷한 일을 해서 그런지 플랫에서 마주칠 일이 되게 많다. 그리고 얘네들은 키친 죽돌이들이라서.. 아무튼 너무 먹었나? 일기를 쓰는 지금까지도 배부르다. 그리고 졸립다... 망할 새벽 알바.. 내일은 주급받는 날이니깐.. 참자.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받으니까 그나마 참고 다니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카페 2번째 매니저 남자애 다니엘도 게이였다. 깜놀람. 어쩐지 말투랑 행동이 좀 이상하다 했어. Rihanna의 Only girl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다니엘이 "Want to you make me feel like I'm only gay in the world. 라고해서 내가 귀를 의심했는데 옆에서 산드라가 하학!! 게이!! 이러면서 웃길래 알아차렸다. 내가 일하는 카페만 레즈비언에 게이에.. 같이 사는 커플은 게이에.. 한국에서는 그렇게 보기 힘들었던 동성애자들이 여기에는 지천으로 깔렸다. 그리고 그런거에 대한 거리낌도 거의 없는 편. 물론 전집주인 아줌마는 세입자 중에 이태리 여자 2명이 레즈비언인걸 알고 깜짝 놀랐고 disgusting이라는 표현을 쓰긴 쓰던데.. 그 세입자 아주머니는 무슬림이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튼 런던은 역시 게이게이의 나라인가..

그나저나 아마존에서 시킨 익스텐션 라인이랑 보조배터리는 언제오는거지? 오전에 집에 아무도 없는데 설마 오전에만 자꾸 찾아오는 멍청한 짓 하는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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