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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4, 11, 16 February

by 꽃딱지 2016.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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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ebruary, 2016

저번 주에 주말도 없이 연달아 10일을 이어서 일하다가 간만에 수목금 오프를 받게 되었다. 시간 여유가 좀 생겨서 뉴질랜드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영국으로 온 마이클이라는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어를 좀 할 줄 알고 20살 때 한국에 와서 일 년간 살았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올해 6월에 한국으로 워킹홀리데이로 간다고 했다. 패링던 역은 한 번도 안가봤는데 덕분에 패링던 역도 구경하고 (사실 구경할 곳은 없는 그냥 런던 동네 느낌) 한국 블로그에 영국 맛집치면 자주 나오는 버거앤랍스타에서 랍스타도 얻어먹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은 느낌.. 가격만 비싸고.. 카페에서 수다떨다가 펍가서 술 한 잔씩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11 February, 2016

조쉬의 닌텐도를 보고 뽐뿌가 와서 노트북으로 해외서버 블소를 시작했는데 도저히 내 노트북으로는 돌릴 수 없는 사양임을 이미 알고있었지만 그래픽과 프레임이 중요한 나로써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플스4를 지르고야 말았다. 두둥! 썩어가는 TV 이렇게라도 사용해야하지 않겠냐며 신기한건 플스4로 BBC i-Player를 재생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플스4가 게임용인이상 BBC를 볼 수 있을까? 어쨌던 내 아이디가 영국서버로 가입되어있어서 한글판은 CD로 구매를 해야지만 사용가능하다. 강제로 영어판으로 구매해서 이용해야한다는 것. 영어 공부도 하면서 게임도 하고.. 이렇게 되면 합당한 excuse가 되려나. 구매한지 이틀만에 도착해서 근처 마트에 맡겨달라하고 찾고선 신나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왔다. GTA5, 블러드 본, 더 위쳐3, 라스트 오브 어스, 비욘드 투 소울즈 등등 기다려라!! 언니가 플레이 다 해쥬께!

 

#16 February, 2016

 

일을 갑자기 그만 두게 되었다. 두둥. 사실 새로운 잡을 구했기 때문이다. 이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카페가 미스터리 쇼퍼를 받으면 시간당 8.05 파운드를 받게되서 카페나 이런 비스무리한 곳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받는거지만 그만큼 저렇게 받기위해 엄청나게 열심히 일해야한다는 사실.. 나는 Hard worker가 아닌 관계로 4개월 동안 일해본 결과 더이상 일했다간 내 몸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고 함께 일하는 애들도 다 스페니쉬권이고 계산대를 늘 보는 것도 아니라서 영국인 손님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거의 없는 등 이래저래 시급이 쎈 것 빼고는 나에게 소득이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너무 일에 지쳐 일-집, 일-집만 하다보니까 슬럼프가 찾아오게 된 것.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려고 여기까지 왔나.. 싶을 정도로 내적 괴리감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새로 구한 곳은 뱅크역 쪽에 있는 내가 일했던 프렛타망제와 비슷한 테이크어웨이식의 가게다. 하지만 나의 업무는 계산대만 보는 것! 역 이름만 보아도 오피스 상권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라서 근무는 월~금 주말은 가게가 아예 쉰다고 한다. 시간도 새벽에 나갈 필요도 없는 9시부터 3시 30분. 시급은 7파운드부터 시작이라서 나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시급을 올려준다고 한다. 전 카페에서는 음료 채우고 샌드위치 채운다고 몸을 엄청 많이 썼어야했는데 (넘나 바쁜 것..) 이 곳은 바쁘더래도 계산보기만 하면 되니깐 육체적 고통은 덜 받지 않을까 싶다. 매니저 말씀으로는 뱅크역 주변이라 손님들의 질도 최상일 것이라고 했다. 이 뜻은 그만큼 매너가 좋고 배려를 하고 기다려준다는 의미지.

아무튼 프렛타망제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에티오피아에서 온 나부, 우리 팀리더였던 이태리 남자 마테오, 날 짜증나게 했지만 그래도 날 잘 챙겨줬던 멕시코 아줌마 산드라, 우리 지점의 유일한 영국인이자 지점장이자 멋쟁이 게이 아저씨인 키이스, 마감조로 바뀌면서 마감 매니저인 마찬, 콜롬비아에서 온 친절한 오빠였던 크리스찬, 나랑 입사 날이 비슷한 이태리 다비드와 마지막 포옹, 인사를 나누고 이렇게 프렛타망제를 떠나게 되었다. 소호도 이제 놀러갈 때 아니면 갈 일이 없겠구나. 나중에 다시 일하고 싶으면 오라고 그랬다.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돈이 좀 더 필요하면 갈께요.

퇴근을 하고오니 조쉬가 TV를 샀다고 했다. 저번 주말에 자기 동네로 가기 전에 내 방에 플스4를 구경시켜줬는데 거기에 또 뽐뿌가 와서 본인 엑스박스360을 가져오는 김에 마트에서 TV를 사온 것이다. 조쉬는 우리 서로에게 영감을 준다며 엄청 웃었다. 조쉬가 복싱 경기를 보러가고 싶다고 함께 조만간 보러가자는데 보러가게 될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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