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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16, 17, 18 March, 2017

by 꽃딱지 2017.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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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March, 2017

 

다니엘이 머리를 자르러 시티센터에 간다기에 아침에 함께 시티센터에서 브런치를 먹고 머리 자르고 다니엘이 부츠에서 여행용 샴푸, 바디젤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찍이 일어나 함께 시티센터로 고고싱. 전 날 나는 시티센터에 가는 줄 모르고 아무 것도 안챙겨서 다니엘이 다 페이했다.. 예전부터 같이 가기로 했던 아메리칸 스타일의 식당인 Ed's에 갔는데 쉐이크를 시키고 나는 와플 세트, 다니엘은 팬케이크 세트를 시켰는데 가격대비 생각보다 양이 드럽게 많은 것.. 넘나 놀랐다. 다니엘은 남기고 나는 소시지 빼고 다 먹고 나와서 다니엘 머리 자르러 고고싱.

다니엘이 부츠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길래 내가 아까 우리가 갔던 백화점 건물 밖에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더니.. 길치인 나보고 확실하냐고 반신반의했다. 그래서 내가 와사비 근처에 있어! 라고 어렴풋한 기억이 나는대로 말했는데 실제로 와사비 바로 옆에 있던 것. 다니엘이 나보고 운이 좋았다고 그러길래 내가 무슨 운이 좋았냐고 원래 제대로 알고 있던거라고 부들부들거렸다. 사실상 길찾는건 거의 다니엘의 몫이라 나를 그렇게 못믿겠었던 모양이다. 부츠에서 살 것 구매하고 나보고 필요한거 없냐길래 나는 없다고 하고 다음 주에 보자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17 March, 2017

요즘 함께 일하는 친한 아저씨 중에 한 명인 폴 왓슨과 해크니식 동런던 발음으로 Are you alright, darling? 이라고 말하는게 서로의 유행어가 되어서 보는 족족 아무런 의미없이 저 말을 던지는데.. 내가 유일하게 완벽하게 발음까지 구사할 수 있는게 저 해크니식 발음이라 그런지 폴도 그게 웃기고 귀여운지 자꾸 시키는 것. 심지어 다른 단어들도 가르치려고 했지만 넘나 어려웠다. 폴이 마이 페어 레이디 봤냐고 거기서 오드리 햅번이 저급한 영어를 쓰다가 후천적으로 고급진 영어 발음을 배워서 고급진 여성으로 탈바꿈되는 그런 영화인데 나보고 그 오드리 햅번이라고..ㅋㅋㅋ 그런데 로마니아에서 온 미켈라는 아니 채윤한테 좋은 영어를 가르쳐야하는거 아니냐고 지금 나쁜거 배우고 있지 않냐고 웃으면서 막 뭐라고 했다. 요새는 이렇게 동료들이랑 수다 떨면서 노는게 개꿀잼. 어느 날은 나보다 키작고 더 애기같은 네팔 아저씨인 아시쉬가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가 바로 내려 놓았는데 엄청 놀란 표정으로 나보고 대놓고 너무 너 무거워! 하니까 헐, 아시쉬 너무 Rude 하다고 그랬더니 옆에서 그걸 보고 있는 폴은 빵터져서 웃고있고 이런 자잘한 웃긴 에피소드가 많다. 이렇게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일하는 직장도 드물텐데.. 몇 개월 안남은 시한부 직장생활이다보니 더 아쉬운 면이 없잖아 있다..

엊그제는 엘비스한테 한국 병원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를 막 해주고 있는데 듣고있던 로자냐가 너 한국에서 간호사였으면 간호부에 연락직접 해보라고 자기 남편이 이야기 해줬는데 아이엘츠 안딴 새로운 간호사들 해외에서 많이 데리고 왔다카더라 하는 것임. 엘비스의 부인도 여기 간호부에서 Band7인 꽤 높은 직책인데 얼마 전에 간호사 면접을 보러 인도로 갔다가 아이엘츠도 없는 애들 뽑았다고 하는 것이다. 4개월 전에도 아시쉬가 아이엘츠 없는 간호사들도 뽑는다! 해가지고 메일 보냈다가 별 수확없이 끝났는데.. 다니엘한테도 말하니까 헐 그러면 정말 직접 찾아가서 문의해보라고 되면 큰 집으로 옮겨서 같이 살면서 이것저것 컴퓨터랑 게임기 커플로 풀로 셋팅해놓구 지내면 재미있을 것 같다구 너 여기서 지내야해! 꼭 찾아가봐! 라고 해서 아침에 부리나케 일어나서 인사과에 갔더니 간호부쪽은 아니라고 직접 전화를 해보라고 그래서 인사부 어드바이저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정을 설명했더니 또 간호 인사과에 직접 메일을 보내봐보라고 해서 메일을 보내놨다.. 대체 내 동료들의 증언이 어떻게 된건지 단체로 잘못 알고있을리도 없고.. 다니엘은 필리핀, 인도 등 특정 나라 사람들만 그렇게 뽑는거면 그거야말로 인종차별이라고 했다. 아무튼 간호부에서 헷갈리지 않도록 내가 동료들한테 들었던 내용과 정말로 아이엘츠 없는 해외간호사를 뽑아두고 Band3잡으로 일을 시키는 것이냐고 문의를 넣었으니 이번에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18 March, 2017

 

오랜만에 런던으로 향했다. 요새 부쩍 힘들어보이는 중국인 친구, 은채를 만났다. 옥스포드 스트릿 근처에 있는 태국 음식점을 가서 음식을 시켰는데 나는 커리를 시켰는데 거의 무슨 똠양꿈이 나와서.. 야무지게 먹었다. 열심히 쇼핑도 하고 걸어다니면서 내 연애 스토리와 요새 은채가 만나고 있는 한국인 남자 이야기도 들었다. 은채는 잘 꾸미는 한국남자들을 되게 좋아하고 한국 남자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남자는 24년 중에 12년을 영국에서 보낸 거의 브리티쉬나 다름없는 한국인이었다. 홍콩 남자처럼 보인다고 하는 것을 보면 아마 마인드도 영국사람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야무지게 나도 쇼핑을 하고 싶었지만 막상 옷가게들 옷들이 하나도 이쁜게 없어서 (역시 한국 보세옷의 위엄) 유니클로에서 기본 검정색 바지 하나만 샀다. 작년 자전거 사고로 빵꾸가 나는 바람에 검정색 바지가 없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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